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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마운 바붕이에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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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마운 바붕이에게
이 바닥에서 진짜는 말 많이 안 해.
근데 너한텐 한 번쯤은 고맙다는 말을 꺼내고 싶다.
도로 위에서 처음 마주쳤을 땐 그냥 그런 놈인 줄 알았지.
그런데 몇 번 달리고, 몇 번 쉬었다 가면서 알겠더라.
같이 달릴 수 있는 놈이 아니라, 같이 믿을 수 있는 놈이라는 걸.
기름 떨어졌을 때, 너 없었으면 거기서 몇 시간은 쳐박혀 있었을 거고
비 오는 날, 굳이 같이 젖어가며 끝까지 옆에 있던 것도
그땐 말 안 했지만, 다 기억난다.
네가 내 속도 맞춰주고, 뒤에서 조용히 봐줄 때
그 무언의 신뢰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르지?
이 길은 누구나 탈 수 있지만, 누구나 끝까지 갈 순 없어.
그런 길 위에서 너 같은 놈 하나 있다는 게, 꽤 든든하더라.
우린 서로의 사이드미러에 오래 남을 놈들이니까,
앞으로도 계절 몇 번 바뀌든, 도로 위에서 계속 봐.
불빛 흔들릴 때마다, 네가 거기 있다는 걸 아는 건 꽤 괜찮은 일이다.
고맙다, 바붕아.
헬멧 쓰는 날엔 항상 함께 달리자. 끝까지.



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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